유리업계, 변화에 기로에 서다
2016년 12월 20일
 
신제품 개발과 품질 경쟁을 통한 고부가가치 창출
변화에 대처하고 공정경쟁 필요

유리업계는 2016년도 바쁘게 지나갔다. 건축경기의 상승으로 업계는 바쁜 1년을 보냈지만 업체들의 위치마다 각각의 표정은 상반됐다. 한해를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만족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고 자평하는 업체는 많지 않을 것이다. 부족한 부분에 대한 보완과 좀 더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노력, 투자등은 경기에 상관없이 유리업계가 해마다 반복하는 일이다. 한 해 동안 유리업계의 이슈 및 다양한 이야기가 있던 부분을 키워드로 설정하고 자체적인 랭킹을 통하여 업계의 뒷이야기를 구성해 보았다.

해마다 건축시장은 빠르게 변화를 거듭하고 있다. 판유리업계도 건축경기에 따라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고 있다. 2000년대 초에 건축경기가 정점을 찍고 2000년대 중반부터 오랜 침체와 깜짝 반등을 겪으면서 판유리업계도 큰 변화에 바람에 맞서 무한 경쟁체제에 돌입했다. 수요가 완만한 하향곡선을 타며 공급과잉 현상이 벌어지면서 업체들끼리의 저단가 경쟁은 가뜩이나 어려운 경기 속에서 시름의 골을 더욱 깊게 만든 요인 중에 하나이다. 시장에서는 경쟁체제가 확고히 자리잡아가면서 최저가 입찰제에 따른 저단가 경쟁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 되고 있다.

변화의 바람 속에 판유리업계는 선택의 기로에 서있다. 건축시장 자체가 과거 양적팽창에서 이제는 질적팽창으로 변화를 겪고 있으며 전세계적인 이슈 속에서 에너지절감과 안전은 판유리업계에도 가장 큰 화두를 던지고 있다. 이를 통해 코팅유리 시장의 급성장, 강화, 접합, 방화, 방탄유리등 안전유리의 적용 확대는 판유리업계의 고부가가치를 창출 할 수 있는 신성장 동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올해는 작년에 이어 주거시장을 중심으로 한 건축경기의 활황으로 업체들도 바쁘게 움직이면서도 변화의 방향을 잡느라 분주한 한해가 되었다. 건축경기의 지표는 상승했지만 각 업체들마다 처한 현실에서 어둡고 밝은 다양한 표정을 엿볼 수 있었다.


1. 건축경기

올해 건축경기는 작년에 이어 건축지표상 활황을 나타냈다. 아파트를 비롯한 주거용 시장을 중심으로 전체 시장의 건축지표가 지속적인 상승 곡선을 그렸다.
전체 판유리시장에 70% 가까이를 차지하는 복층유리를 중심으로 가공업체들은 바쁘게 돌아갔다. 하지만 건축경기의 상승이 업계의 이익을 대변해주지는 못하고 있다는 것이 대다수의 의견이다. 오랜 불황 끝에 고착화 된 저단가 경쟁으로 업체들은 일 한 만큼의 정당한 수익을 거둘 수 없는 구조로 변화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일은 많이 해도 수익구조는 예전만 못한 것이 현실이다. 판유리 가공은 설비 및 기술의 발달로 품질은 높아지고 있지만 그 가치는 인정 받지 못하고 있다. 판유리가공 자체가 이제는 작업자의 능력에서 설비의 싸움으로 바뀌면서 투자비용은 더욱 늘어나고 있지만 수익구조는 계속 떨어지고 있다. 원자재, 인건비등 모든 소요비용은 상승하고 있는데 가공유리 제품 값은 10년전보다 못한 상황이니 건축경기가 좋아도 적정 수익을 많이 낼 수 없는 구조다.”고 전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경기가 좋다고 하지만 업체들마다 체감경기는 극과 극을 달리고 있다. 일을 많이 하는 업체도 웃을 수 있는 현실이 아니고 일이 없어서 힘들어 하는 업체도 많다. 유리가공의 특성상 신제품 개발이나 큰 변화를 추구하기 힘든 상황이다. 유리가 건축의 마감재 이다 보니 유리 쪽에 비용을 더 지불하기 꺼리는 경향이 크고 단가 책정에도 박한 것이 사실이다. 업체들도 변화에 따라가기 위해서는 그 만큼의 투자가 따라줘야 하는데 무리한 투자는 부실율을 높이고 그 것을 감당하기 위해서 무리하게 물량을 끌어다 돌리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중소가공업체들은 투자를 못하고 기존 가공의 안정을 선택하여 눈치만 보고 있는 상황도 계속되고 있다. 업체의 규모가 크든 작든 공통적인 어려움을 갖고 있다. 일을 해도 마진율이 박하며 고정비는 계속 증가하는 반면 제품에 하자, 보수까지 신경써야 하기 때문에 웃을 수 있는 업체는 거의 없을 것이다.”고 밝혔다.

건축경기에 대해서는 대채적으로 괜찮았다는 반응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시점에서 인테리어유리 업계를 비롯한 소규모 가공업체들은 올해도 어려웠다는 반응이 나왔다. 과거에는 업체들이 건축경기에 민감하게 반응했지만 이제는 건축경기와 상관 없이 생산시스템에 따른 효율성을 높여 고정비를 줄이고 이익률을 최대한 끌어올리는데 관심이 높았다. 당장 일희일비하기 보다는 오히려 앞으로 건축경기가 불안정해 질 것에 대한 걱정이 우선 앞섰으며 공정한 경쟁을 통해 경쟁력 있는 업체들이 살고 부실한 업체들은 도태되어야 한다는데 생각을 같이 했다.


2. 제도변화

유리업계가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부분은 전 세계적으로 저탄소 녹색성장에 따른 친환경 에너지절약이 대세가 되면서 하루가 다르게 빠른 변화를 보이고 있는 정부의 제도변화일 것이다.
우선적으로 단열을 높이는 열관류율과 냉방부하를 막아주는 차폐계수에 따른 다양한 제도 변화는 업계의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고 있으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부분이다. 올해도 예외가 아니어서 단열에 대한 이슈는 계속 됐고, 여름철 냉방부하를 줄이기 위한 연구 결과가 속속 발표되기도 했다. 각종 자연재해등으로 인한 안전사고의 속출은 건축물의 안전에 대한 규제강화로 이어지고 있으며 안전유리의 적용은 큰 폭으로 확대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판유리업계가 현재는 제도변화에 가장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생각한다. 에너지절약에 대한 기준이 높아질수록 로이유리를 비롯한 코팅유리의 가공은 필수사항이 되어간다. 안전에 대한 기준이 높아지면서 기본적인 강화유리부터 접합유리, 방범, 방화유리까지 가공 능력을 높여야 한다. 이 모든 것이 투자가 지속되어야 하는데 변화만큼 시장의 수익성은 개선되지 않는 부분이 문제다.”고 지적했다.

다른 관계자는 “제도가 해마다 빠르게 변화를 거듭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미래를 대비하기에 판유리업계 현장에서는 여유가 많지 않다. 남들보다 앞서가서 성공한 업체가 없을 정도로 판유리업계는 자성보다는 타성에 강하게 반응한다. 품질은 높여야 하겠지만 딱 요구하는 커트라인 수준까지만 선택하기 때문에 앞선 투자보다는 시장상황에 맞춘 변화를 채택한다. 변화에 늦게 반응할 수 밖에 없으며 시장이 변화에 대한 확신을 주지 못하기 때문에 망설이는 것이 크다.”고 전했다.

대부분의 업체들은 제도변화는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였다. 단, 제도변화에 따라 업체들이 품질을 높이고 좋은 제품을 가공하여 공급하는데 있어 공정한 비용을 지불받기를 원하고 있다. 우리사회도 이제는 공정거래가 확산되는 분위기이다. 하지만 유리업계 만큼은 공정한 거래 보다는 무리한 경쟁이 우선되고 있다. 공정한 거래, 경쟁은 좋은 제품을 무조건 싸게 공급하는 것이 아닌 정당한 댓가를 받고 공급하는게 우선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제도변화는 내년도에도 내진설계 의무화, 제로에너지건축물 인증제등이 시행을 앞두고 있다. 내진 설계 의무 대상은 현행 3층 이상 또는 연면적 500㎡ 이상에서 2층 또는 연면적 500㎡ 이상의 건물로 확대된다. 제로에너지건축물이란 고단열 건축자재와 신재생에너지를 결합해 외부 에너지 유입을 최소화한 것으로, 인증대상은 주택·업무시설이나 근린생활시설 등 대다수 건축물이다. 인증을 받은 건축물은 ‘용적률 최대 15% 완화·기반시설 기부채납률 최대 15% 완화(주택사업 기준)·신재생에너지 설치 보조금 30~50% 지원(예산범위 내)’ 등의 인센티브가 제공된다.


3. 촛불

올해는 국가적으로 최순실의 국정농단 사건이 터지면서 연일 촛불 민심이 들끓고 국정이 멈추는 어수선한 분위기가 계속 됐다.
유리업계에서도 묵묵히 맡은 일을하면서 근심 어린 걱정을 쏟아냈다. 경기 부양책과 규제완화등 유리업계가 바라는 일들이 많은 상황에서 정부가 제역할을 할 수 없는 상황은 결코 좋은 일이 아니다. 업계 관계자는 “중소기업활성화 정책과 각종 불합리한 규제 완화는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다.

하지만 국정농단 사태가 터지면서 대기업들에게 시선이 쏠려 있고 우리 중소기업들에 대한 관심은 싸늘히 식었다. 법제도 개선은 제품의 품질만을 높일 것을 주문하고 있는데 정작 중소기업들이 편안하게 일할 수 있는 부양책과 규제완화에 대한 목소리는 듣지 않고 있다. 개인이 국가를 쥐락펴락하는 현사태에 의욕상실이 오는 것도 사실이다.”고 꼬집었다.

이 외에도 국가에 대한 우려섞인 목소리도 많이 나왔다. 중국은 사드배치로 인해 연일 무역보복에 대한 이야기를 흘리고 있다. 유리업계도 가뜩이나 중국과의 경쟁관계, 무역관계등이 얽혀 있는 상황에서 시장이 어려워지는 우려도 함께 나타냈다.

유리업계는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도 차분함을 유지 했으며 나라가 바로 섰으면 하는 바램도 나타냈다. 근본적인 변화는 나라 경제의 근간인 중소기업이 좋은 환경에서 편하게 맡은 일을 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으면 하는 바램일 것이다.


4. 안전

올해 유리업계에서 가장 많은 말이 나온 부분이 안전일 것이다. 안전에 대한 법제도도 강화되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건축시장이 안전은 핵심사항으로 내세우고 있는 것도 한 몫하고 있다.
우선 가장 큰 변화는 주거용 건축시장에서의 설계기준 강화로 강화유리의 적용이 큰 폭으로 늘었다는 점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강화유리는 상업용 건축물을 중심으로 많이 적용되었고 주거용 시장에서는 일반 복층유리만 적용됐다. 하지만 변화되는 시장에서 이제는 아파트등 주거용 건축물에 강화유리가 적용된 강화복층유리는 기본으로 적용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복층유리 시장은 물량 확대로 바쁘게 돌아갔다. 덧붙여 강화유리 업체들도 바빴다. 주거용 아파트를 중심으로 강화복층물량이 늘어나면서 대형 가공공장들은 복층유리와 연계하여 강화물량의 확대를 진행하고 있다. 일반 강화유리 시장보다 이제는 복층유리 시장과 맞물려 강화유리 시장의 변화도 클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강화유리와 함께 안전성을 더욱 높이는 접합유리의 시장은 큰 폭의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일반 인테리어유리에서의 접합유리의 적용 비중도 높아지고 있으며 건축용 외장유리의 안전을 고려한 접합유리의 적용은 계속 늘어나고 있다. 방범, 방탄, 방화유리에 이르기까지 안전과 관련된 제품 시장은 앞으로도 큰 폭의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는 시선이 대다수였다.


5. 품질

유리업계가 해마다 신경을 가장 많이 쓰는 부분이 품질일 것이며 올해도 예외는 아니었다. 소비자들이 요구하는 품질 수준은 높아지고 있으며 가공제품도 점차 까다로운 가공을 요구하고 있다.

품질관 관련해서 업계 관계자는 “품질은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하지 않다. 품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생산시스템의 변화, 작업자의 마인드, 설비, 자재등 모든 것이 맞아떨어져야 한다. 품질을 높여야 경쟁력이 올라가지만 저가 경쟁에서는 좋은 품질이 나올 수 없다. 자체적으로 품질을 높이기 위한 노력들을 많이하고 있다.”고 전했다. 품질을 높이기 위해 생산시스템의 개편이나 설비의 추가도입, 가공능력 향상등의 노력은 올 한해도 계속됐다.

하지만 업계에서 아쉬워하는 부분은 정확한 품질기준이 많이 없다는 점이다. 품질기준이 부족하기 때문에 지키는 업체와 안지키는 업체간의 불합리한 경쟁도 촉발되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국제적으로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는 표준의 중요성도 부각되고 있으며 국내 판유리산업의 자생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고품질의 정당한 경쟁이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많았다.

품질을 낮추고 이익만을 추구하여 불량 제품을 시중에 공급하는 일이 아직도 많이 일어나고 있으며 올해는 불량방화유리가 적발되어 많은 관계자들이 처벌을 받았다. 유리업계가 이런 불량 제품이 유통되는 것을 차단하고 스스로의 자정노력과 좋은 제품을 능동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체계가 세워져야 할 것이다.


6. 희망

희망이라는 단어는 비단 유리업계에서만 회자되는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모든 사람들이 희망을 안고 살며 유리업계도 더 많은 이윤을 추구하고 살아남기 위한 희망을 안고 산다.

항상 희망을 말하며 포부 및 계획을 조심스럽게 꺼내 놓는다. 신제품 개발, 가공능력 향상, 내실 다지기, 불필요한 비용 절감, 매출 증대등등 희망을 갖고 계획을 내놓고 실현하기 위해 노력한다. 업계의 희망에는 변화가 큰 몫을 차지한다.

유리업계 스스로가 변화를 추구해야 하며, 변화에 두려워하기 보다는 같이 부딪혀 나가야 한다는 생각을 많이 나타내고 있다. 신제품 개발과 품질 경쟁은 계속되어야 하며 변화를 두려워하지 말고 자신감을 갖고 부딪혀야 한다.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말이 있듯이 작은 희망이라도 가지고 많은 노력을 한다면 큰 성공이 아닐 지라도 성취감은 쌓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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